똥떡.jpg
이춘희 글 국시꼬랭이동네
삽화와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는데, 함 읽어보세요. 재미있어요.

“끄~응! 똥아, 똥아, 느림보 똥아! 빨리 빨리 나와라."
준호는 뒷간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엉덩이를 흔들었어요.
쭈--욱. 발이 미끄러지면서 준호가 그만 커다란 똥통에 빠졌어요.
황금똥, 검정똥, 된똥, 물렁똥, 설사똥.....갖가지 똥들이 쌓인 똥바다에서 준호는 허우적거리며 소리쳤어요.
"엄마, 엄마!"
"준호야! 무슨 일이야?"
마당에서 고추를 말리고 계시던 엄마가 깜짝 놀라 달려왔어요.
"으앙~"
"어머, 어떡해, 자 엄마 손 잡고, 올라와... 어휴 냄새...."
엄마가 똥으로 범벅이 된 준호의 옷을 벗겨 주었어요. 그때, 할머니가 마당에 들어서며 코를 찡그리셨어요.
"웬 똥 냄새냐? 저런 똥통에 빠졌구만 그려, 아 조심하잖구, 쯧쯧. 옛날부터 뒷간에는 성질 나쁜 각시 귀신이 사는데, 이 귀신이 심통을 부려서 우리 준호가 똥통에 빠진 거지. 뒷간 귀신의 화를 풀어주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고 하더구먼!"
"정말이에요?" 준호는 덜컥 겁이 났어요.
"에이, 어머님, 설마요. 근데 정말 그런 말이 있어요?"
"아, 그럼. 어멈아, 어서 가마솥에 불지펴라."
할머니는 서둘러 쌀을 씻고, 쿵덕쿵덕 방아를 찧어 고운 가루를 만들어 동글동글 떡을 빚었어요. 엄마는 마른 장작으로 불을 지펴 가마솥에 떡을 찌셨죠.
"우와, 맛있겠다. 엄마 빨리 주세요."
"아서라, 이 떡은 똥떡이라고 뒷간에 빠진 아이를 살려 달라고 제사지내는 떡이란다. 제사를 먼저 지내야 해요. 뒷간 귀신은 똥떡을 아주 좋아하거든."
할머니는 뒷간 앞에서 똥떡을 놓고 제사를 지냈어요.
"뒷간 귀신님, 뒷간 귀신님! 맛있는 똥떡 드시고 화를 푸세요."
"뒷간 귀신님, 떡 많이 드시고 저-좀 살-려- 주-세요."
준호는 무서워서 말을 더듬거렸어요. 제사를 지낸 할머니는 똥떡을 준호 입에 넣어주셨어요.
"이건 니 나이만큼 먹는 게야. 하나, 둘, 셋.... 자 , 마지막 일곱 개다."
준호가 똥떡을 먹고 나자, 엄마는 소쿠리 가득 담긴 똥떡을 내오셨어요.
"준호야, 이 떡 좀 집집마다 나눠주고 오너라, 아참! 똥떡, 똥떡! 크게 소리치며 돌려야 한다. 알았지?"
"엄마는 창피하게 어떻게 그래요?"
"아, 제사지낸 똥떡은 여럿이 나눠 먹어야 복이 오는 거예요."
준호는 떡 소쿠리를 들고 집을 나섰어요.
"똥~떡, 똥~떡!"
"아이쿠, 우리 준호가 복 떡을 가져왔구먼."
마을 사람들은 준호를 반겨 주었고 준호도 그제서야 걱정을 벗은 듯 환하게 웃었지요.


* 동영이가 이 책에 나온 뒷간귀신을 얼마나 무서워 하는지, 하긴 내가봐도 무섭다.
요즘 아이들 뒷간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 책 시리즈 볼만하다. 옛 생활이 그대로 묻어나는 국시꼬랭이동네 열두권시리즈...
저자 이춘희씨 좋은 작가이다. 옛날이야기하듯, 들려주기 좋은책... 두 아이들 눈이 반짝반짝